본문 바로가기
Semiconductor

반도체 산업 및 회사의 종류, 팹리스와 파운드리

by PEACEFLEX 2022. 10. 21.


 반도체 산업 역시 다른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가치사슬을 가지고 하나의 생태계로 운영된다. 비슷한 예로 들 수 있는 것은 건축업계가 있다. 건물을 짓기 전에 설계하는 것, 설계도를 보고 공사를 하는 것, 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감리를 하는 것 등의 프로세스가 있는데 이는 많은 부분에서 반도체 산업과 유사하다. 건물 건축을 주문하는 발주처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AP와 같은 칩을 주문하는 발주처가 존재하고 설계도대로 시공하는 시공사처럼 반도체 제품을 제조해주는 제조사가 있다. 물론 건축에서는 콘크리트 바깥의 외장재도 시공사가 담당하지만, 반도체에서는 보장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패키징 회사가 별도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을 짓는 재료가 되는 철골, 시멘트와 같은 재료뿐 아니라 타워크레인 및 굴착기 같은 장비 업체 등이 존재하는 것과 같이 반도체 산업도 반도체를 제도하는 데 필요한 재료와 설비공급 업체 등이 있다.


1. 반도체 설계 산업 - 팹리스(Fabless) 업체


 반도체 설계는 특정한 부품을 구동시키기 위해 칩을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휴대폰에 들어갈 GPU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GPU 블록 안의 여러 부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반도체 칩은 복잡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한두 사람이 모든 부분을 설계하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각자 맡은 파트인 블록을 담당하여 설계하고 최종적으로는 수많은 블록을 모아 하나의 칩을 완성하게 된다. 각 블록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블록을 조합하는 것 역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얻은 노하우가 중요하다. 이에 최근에는 설계 전문 회사인 팹리스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반도체 설계도면은 소자와 소자의 연결, 블록과 블록의 복잡한 연결로 구성된다. 각 블록의 기능을 바탕으로 이들을 조합하여 제품을 설계하는데 회로의 특성에 따라 아날로그 또는 디지털 회로라고 부른다.
 팹리스(Fabless)는 생산설비가 없는 칩의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말한다.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건물의 설계도를 그리는 것과 유사하다. 이들은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정비의 대부분이 인건비 및 연구 개발비로 구성된다. 매출액에서 고정비를 뺀 나머지가 이익으로 환원되므로 일정 매출 이상에서는 이익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특징이 있고, 이외 고정비가 필요하지 않아 투자비에 대한 위험이 적어 진입 장벽이 낮다.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는 퀄컴(Qualcomm), RF 칩 전문업체 브로드컴(Broadcom), GPU 공급 업체로 유명한 엔비디아(NVIDIA) 등이 있으며 한국 업체 중에서는 DDI 칩에 강세를 보이는 실리콘웍스 등이 있다. 세계 팹리스 매출액은 2000년부터 연평균 13.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반도체 산업 내에서의 매출액 비중이 지속해서 상승하여 반도체 산업 내에서의 매출액 비중이 2004년 13.9%에서 2014년 26.2%로 높아졌다. 또한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 상위기업 15개 중 팹리스 업체는 2019년 4개 업체에서 2020년 6개 업체로 증가할 정도로 현재도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국가별 팹리스 시장 점유율은 미국 68%, 대만 16%, 중국 13%, 유럽 2%, 한국 1% 미만으로 미국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팹리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팹리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여 2010년 5%의 점유율에서 2019년 15%까지 올랐다. 이러한 육성의 결과로 팹리스 기업 50위권 내 중국 업체 수가 2009년 1개에서 2017년에는 10개로 증가하였다.


2. 반도체 전공정 및 제조 산업 - 파운드리(Foundry) 업체

 

 반도체 제품을 구현하기 위한 제조 과정을 전공정이라 한다. 건축으로 따지면 도면을 받아 건물의 뼈대와 배선, 기타 구조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 3D 낸드 플래시 소자 구조를 예를 들면 여러 층의 물질을 균일하게 쌓기도 하고 가운데 부분을 형성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다음 그 안을 다시 채우기도 한다. 전공정 과정은 실제로 물리적으로 반도체 제품을 구현하는 부분이고 금전적인 부분과 가장 연관된 부분이기 때문에 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에서 설계도를 넘겨받아 건물 시공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가 있는 것처럼 반도체 역시 칩을 설계하지 않고 설계 전문업체로부터 주문받은 칩의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들이 있다. 이들을 수탁제조업체 또는 파운드리라 한다. 파운드리 산업이 뒷받침되어야 팹리스 업체들도 시설투자에 대한 부담 없이 연구 개발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다. 대표적인 파운드리 업체로는 대만의 TSMC, UMC,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lobal foundries) 등과 한국의 삼성전자 등이 있다. 파운드리 업체는 자체적으로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설계 업체에 마케팅하게 된다. 이때 고객에게 제공하는 파운드리의 기술 수준, 기술 특징, 설계에 도움이 되는 요소 및 디자인 툴 등을 통틀어 PDK(Process Design Kit)라 한다. 파운드리는 크게 수탁생산만을 하는 순수 파운드리와 자체설계 제품의 생산과 함께 수탁생산도 병행하는 IDM 파운드리로 나뉜다. 현재 순수 파운드리 업체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파운드리 산업은 2020년 상반기 기준 상위 5개 업체가 시장 매출액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제로는 시장점유율 1위인 TSMC가 점유율 53.9%를 차지할 정도로 승자독식이 강한 시장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