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업체가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제공하는 업체, 제조에 필요한 설비를 제공하는 업체 등이 대표적인 반도체 산업을 형성한다.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시설관리 및 건설,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도 도움이 필요하다.
1. 반도체 재료 산업
반도체 제조에 있어 기술력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이런 기술력은 재료에서부터 시작한다. 탁월한 설계 능력과 첨단 공정 제조 능력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특징에 맞는 재료부터 선정해야 하며, 필요한 소재가 없는 경우 그것들을 개발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아무리 뛰어난 패키징 기술이 있는 회사도 원재료인 에폭시와 같은 소재가 발열을 막지 못하는 소재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재료는 크게 반도체 공정이 이루어지는 웨이퍼 재료와 반도체 전공정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공정 재료, 반도체 패키징에 필요한 구조 재료로 나누어진다. 웨이퍼 재료는 비교적 간단한데, 대부분의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센서 반도체는 실리콘을 정제하여 웨이퍼로 제작하여 사용한다. 실리콘은 모래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모래를 고온에 녹인 후, 그 안의 실리콘을 고순도로 정제한 다음 식혀 웨이퍼용 실리콘을 얻는다.
반도체 전공정 재료와 후공정 재료는 주로 재료 전문 업체들이 개발하여 제공한다. 반도체 공정에는 유기물질, 가스, 세정제 등 수많은 물질이 필요한데, 반도체 제조업체가 이들을 일일이 다 개발할 수 없어 개발과 공급을 담당하는 수많은 재료업체가 존재한다. 예전 일본의 소재 수출 제한 목록에 있었던 불화수소(HF), 감광제인 포토레지스트(PR) 등이 반도체 재료의 대표적인 예이다. 필요한 경우에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재료 개발에 뛰어들지만, 주로 납품받은 물질들이 공정개발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재료 업체와 함께 그 원인을 분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반도체 소자를 형성하는 재료는 별도의 업체가 공급하는 것을 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일부는 반도체 제조 업체가 자체 개발하거나 공정 과정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트랜지스터 틈 간의 전기적 분리를 위한 부도체 절연막을 사용할 때, 기존의 실리콘 산화물을 개선하여 우수한 절연 특성, 높은 내화학성, 낮은 유전율을 갓시는 물질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반도체 제조 업체는 재료업체가 제공한 가스 등의 재료를 이용해 공정을 진행하며 이를 충족하는 물질을 개발하여 사용 중이다. 반도체 재료 시장은 2019년 기준 521억 달러의 규모를 자랑한다. 대형 파운드리와 고급 패키징 기술력을 강점으로 가진 대만의 반도체 재료 시장 규모가 113억 달러로 가장 크다. 한국 역시 전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 업체들이 존재하여 이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재료업체 역시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일부 첨단 재료는 기초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 소재 업체에 다수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재료 대한 수출 제재 시 제조업체들이 비상 상황에 돌입하기도 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로 일본에 집중된 반도체 재료의 다원화 및 자급화를 추진하게 되었다. 정부 차원에서 소재, 부품, 장비 업체를 집중 육성시키기로 하고, 많은 지원을 하고 있어 앞으로는 첨단 소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 반도체 장비 산업
반도체업은 다른 표현으로 장비 산업이라고도 한다. 반도체 제조에 있어 반도체 장비가 차지하는 역할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재료가 반도체 제조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지만, 훌륭한 재료가 있더라도 그것을 운용할 기술이 있어야 양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건물을 지을 때도 뛰어난 설계도를 수행하는 장비 없이 인력에만 의존한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우수한 장비를 사용하면 이를 줄일 뿐 아니라 품질 역시 훨씬 뛰어날 것이다.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반도체 장비는 반도체 생산을 위해 준비하는 웨이퍼 제조, 가공을 포함해 칩 생산, 조립 및 검사에 활용되는 모든 장비를 말한다. 웨이퍼를 개별 칩으로 분리하기 전까지 단계인 전공정, 패키징과 검사에 해당하는 후공정까지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매우 크고, 공정별로 세분화하여 전문화된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장비의 비중은 전공정 70%, 후공정 30%로 구성된다. 전공정 장비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여 소수의 대기업이 과점하는 체제이지만, 후공정 장비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업체는 전공정 장비를 담당하는 업체들이며, 반도체 장비의 시장점유율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Applied Materials, ASML, LAM Research, 도쿄일렉트론(TEL)과 검사장비 전문업체인 KLA가 전체의 약 73%의 매출을 보인다. 반도체 장비는 전기 전자공학, 화학, 광학, 정밀가공 기술 등 다양한 최첨단 기술들이 요구되는 기술집약형 융합산업이다. 또한 한 세대 반도체 장비 기술이 완전히 성숙하기 전에 다음 세대의 반도체 장비 기술로 전환되는 속도가 빠른 수명주기가 짧은, 지식 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이에 글로벌 장비 회사의 경우 연구·개발 비중이 매출액 대비 12%를 차지할 정도로 연구개발 투자액이 높은 편이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 제조업체의 요구에 대응하는 기술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반도체 장비 발주가 반도체 호황기에 집중되고 불황기에는 급감하여, 변동 폭이 반도체 및 다른 산업 대비 크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반도체 호황이었던 2018년 621억 달러였으나, 2019년에는 595억 달러로 급감하였다가 2020년에는 690억 달러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역별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중국, 대만, 한국 등이 반도체 장비시장을 이끄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중국은 파운드리와 메모리에 적극 투자, 2021년에도 최대 투자지역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현지 공장 투자도 큰 몫을 하였지만, 중국 업체의 자체 투자 역시 많이 늘어나고 있어 중국의 반도체 장비에 대한 투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에 대대적인 반도체 라인 건설이 발표되면서, 미국에 투자되는 반도체 장비의 규모 역시 매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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