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지수란 무엇인가
많은 투자자가 한 번쯤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 저평가인가?, 지금 주가가 비싼가? 하는 고민을 할 것이다. 사실은 아무도 지금 주가가 저점인지 고점인지는 알 수 없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는 정해진 공식이 없고, 공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공식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버핏 지수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극찬한 공식이다. 버핏 지수란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 총액 비율을 뜻한다. 여기서 국내총생산이란 외국인, 내국인 상관없이 자국 내에서 이루어진 모든 생산활동을 수치화한 것이다. 즉 한 국가의 경제 규모를 뜻한다. 워런 버핏이 2001년 미국 경제 전문지 '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적정한 주가를 판단할 수 있는 단일 척도라고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버핏 지수라 불리게 되었다. 버핏 지수가 100%이면 시가총액과 GPD가 같다는 의미이다. 다르게 말하면 한나라의 경제와 주식시장의 규모가 같다는 뜻이다. 버핏 지수가 60%라면 GDP 대비 시가총액이 60%라는 뜻으로, 주식시장이 그 나라의 경제에 비해 40% 정도 저평가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버핏 지수가 150%라면 GPD 대비 시가총액이 150% 수준이라는 뜻이고, 그 나라의 경제에 비해 50% 이상 고평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은 국가의 경제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의 이익도 좋아지고, 주가도 높아지게 된다. 주가가 상승하면 시가총액도 커지게 된다. 만약 경제가 불황에 빠진다면 기업의 실적도 나빠지고, 이에 주가도 하락하게 되며 시가총액도 줄어들게 된다. 경제와 주가는 일반적으로 동행하기도 하지만 특수한 원인에 의해 주가는 더욱 크게 반응하기도 한다. 주가가 경제와 동행한다는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속도는 다르기 때문이다. 버핏 지수가 93~114% 수준이면 시장은 적정 수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73~93%이면 저평가, 73% 이하면 매우 저평가인 상태로 볼 수 있다. 114~135%이면 고평가, 135% 이상이면 상당한 고평가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 세계 주식시장의 버핏 지수가 100%를 넘어간 적은 2018년, 2008년, 2000년 등 3번뿐이었다. 특히 최근인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경제 불황과 봉쇄 정책으로 GDP가 매우 줄어든 상태에서 주식시장으로 유동성 자금이 몰려 버핏 지수가 급등하였다. 미국 증시는 2020년 12월 11일 기준 버핏 지수가 181%로 상당히 고평가 상태이다. 이 지수만 보면 비싸다고 판단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미국의 GDP는 감소하였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무제한 돈 풀기로 증시에 엄청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버핏 지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추가로 GDP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조업보다는 영향을 비교적 덜 주는 서비스업 기반의 플랫폼 기업의 시가총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알리바바, 우버 등의 기업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직접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제공자와 이것을 이용하는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 증시의 현재 버핏 지수는 115%이다. 2020년 2분기 기준 GDP는 1,914조 원이고 코스닥, 코스피 합산 시가총액 역시 2,200조 원으로 주식시장이 경제 규모보다 살짝 큰 상황이다. 버핏 지수로 보면 한국 증시는 조금 고평가 상태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정점에 달한 2020년 3월 이후 기준 한국의 버핏 지수는 60%였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적정가치 대비 무려 40% 정도 싸게 거래되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제조업 기반의 국가이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 화학 분야 등 제조업에 강점을 보인다. 제조업은 GDP에 큰 영향을 준다.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시장은 GDP와의 연관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국 증시에 버핏 지수가 잘 맞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버핏 지수의 변화를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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